본문 바로가기

일상

'피플웨어'를 읽으면서, 결국 사람간의 관계가 중요하다.

새해가 되면서 나와의 약속을 한 것이 있다. IT직군, 프로그래머가 읽으면 좋은 책들을 한 달에 한 권씩 읽어보자. 그 목표를 처음으로 달성하게 된 책은 바로 '피플웨어(Peopleware)'이다.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서 3주 정도 시간 내서 읽어보았다. 

피플웨어

책 구매는 여기서 할 수 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3657193

 

책은 총 6부로 나뉘어져있다. [1부 인적 자원 관리], [2부 사무실 환경], [3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라], [4부 생산성이 높은 팀으로 양성하기],[5부 비옥한 토양], [6부 여기서는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1부의 1장만 읽었을 때 든 생각이 있다. '아, 이 책은 관리자들이 읽어야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실제로 책의 대부분 내용이 '팀원이 이탈하는 이유', '팀원이 효율적으로 일하지 않는 이유', '즐거운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과 같이 관리자들에게 반문하는 내용이다. 이제 4년 차가 된 나에게는 도움이 되면서도, 실천에 옮길 수 없는 내용들이 많기도 했다. 대신, 몇 년 후 내가 관리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현재 관리자가 책에 적혀있는 방식대로 행동을 한다면 나는 어떤 팀원이 되어야 하는지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보았다.

프로젝트의 진짜 문제는 사회학적인 문제

"어쩌면, 시스템 프로젝트의 진짜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사회학적인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분히 사회학이 기술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느낌으로 알아왔으면서도 정작 우리 중 누구도 그렇게 관리하려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책 머리말에 나오는 내용이다. 1인 기업, 1인 프로젝트가 아닌 이상 사람은 누구나 협업을 한다. 협업이 잘 되는 조직은 어떤 기술적인 어려움이 닥쳐도 잘 헤쳐나간다. 하지만, 협업에 문제가 있는 조직은 쉬운 문제도 어렵게 해결하거나 해결하지 못한채 기술 부채로 남게 된다. 맞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과 나와의 케미가 얼마나 잘 맞는지는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머리말 인용구와 같이 나도 '오랫동안 느낌으로 알아왔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았었다'. 업무만 잘 끝내면 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팀워크에 문제가 있음에도 참아왔다. 참으면 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참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결국 업무 효율이 떨어졌고, 업무를 하는데에 있어서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관리자를 찾아가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리자는 업무를 재분배하며 협업하는 방식을 변경하였다. 또한 팀원들이 잘 협업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재배치해주었다. (책 2부에서는 사무실 환경도 생산성 문제와 직결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변화들을 통해서 조금씩 문제는 해결되어갔다.

 

사람들은 말한다. '개발자가 코드만 잘 짜면 되지'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말은 1인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옳은 말이다. 하지만, 협업을 하는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틀렸다. 개발자들과의 협업(개발 기획, 코드리뷰 등)은 물론이고, 타 부서(기획, 디자인, QA)와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을 때,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상태가 왔다면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물론 내 자신도 완벽하지 못하다. 나도 팀 동료에게는 답답한, 일 못하는, 소통이 안되는 팀원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팀 소통은 중요하다

"최고의 리더십은(사람들이 격한 감정과 깊은 존경을 드러내며 말하는 리더십은) 직위 권력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자주 발견된다."

 

책에서 직위 권력 없이 리더십을 이끌려면 다음과 같은 자질이 있어야 된다고 설명한다. '업무를 자진해서 맡는다.', '업무에 맞는 자질을 갖춘다.', '필요한 숙제를 미리 해서 준비한다.', '모두에게 최대의 가치를 제공한다.', '유머와 명백한 선의로 업무를 수행한다.' + '카리스마'

 

이 자질들을 읽으면서... '업무에 자질을 갖추고 필요한 숙제를 미리 준비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이건 리더만 필요한 것이 아닌 1년 차 신입에게도 필요한 자질인 것 같다. 그럼에도 이런 자질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사회에는 기본적인 자질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대학교 때 팀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는 미리 준비해 오지만, 누군가는 당일이 되어서야 핑계를 대며 못했다고, 다음엔 잘하겠다고 변명하고 다음에도 똑같이 다른 핑계와 함께 한 학기를 마무리한다. 이런 사람들이 사회에 나오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닐까?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며 특별히 즐거웠던 경험을 떠올려 보라"

"소중한 기억 중에서 가장 뚜렷하게 남는 기억은 팀의 소통이다."

"사람들이 가장 즐겁게 능력을 상한선까지 밀어붙이는 팀에서는 팀 소통이 전부다."

 

팀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팀은 주 1회 팀 회의를 한다. 팀 회의 때 일주일 동안 업무 진행 상황 공유, 이슈 공유 등을 한다. 처음 신입으로 팀에 들어왔을 때는 내 할 일이 뭔지도 모르고, 아직 업무 파악을 하는 상태에서 다른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집중도 안되고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고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업무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이런 시간이 왜 필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나와 협업하는 팀원이 겪은 문제점은 무엇인지, 전체 업무 중에서 어떤 업무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등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회의도 팀 소통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팀에 어느 정도 녹아들었을 때, 소통은 정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프로그래머 필독서지만, 결국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기술적인 해결책보다는 '인간관계가 중요하고 인간이 모든 문제의 구심점일 수밖에 없다'이다. 몇 년뒤, 7-10년 차가 되었을 쯤에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는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그때 4년 차인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2023년,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

최근에 회사에서 겪어왔던 크고 작은 변화들로 인해 '팀워크'라는 주제에 꽂혀서 이 책을 읽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 내용 중 '소통', '협업',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주제의 내용이 나올 때 더 재미있게 읽었고 기억에 남는다.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 내용을 통계학적 수치와 몇 가지 사례들을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게 작성되었을 뿐이다. 그래도 이미 다 아는 내용들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또 한 번 되짚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현재 나는 너무나도 행복한 팀에서 일하고 있다. 작년에 있었던 변화가 나에게는 아주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였다.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잘 맞고, 동기부여가 된다. 작년에 내가 용기 내어 관리자에게 변화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계속 힘든 채로 회사를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퇴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참는 것이 아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2023년에도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

반응형